16년 만의 전설, 안 갔으면 평생 후회할 오아시스 내한공연 후기 (역대급 떼창, 밖탠딩, 세트리스트 총정리)

16년 만의 전설, 안 갔으면 평생 후회할 오아시스 내한공연 후기

2025년 10월 21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오아시스 내한공연은 단순한 콘서트가 아니었다. 16년이라는 긴 시간을 응축한 에너지가 쌀쌀한 가을 공기를 데우고 있었고, 브릿팝의 살아있는 전설, 오아시스의 귀환은 한 시대의 아이콘이 돌아오는 ‘사건’이자, 누군가의 청춘을 소환하는 ‘의식’이었으며, 세대를 초월한 록앤롤의 위대함을 증명하는 거대한 ‘축제’였다. 예매 시작과 동시에 서버를 마비시키며 전석을 매진시킨 5만 5천여 명의 선택받은 자들과, 차마 표를 구하지 못해 공연장 밖으로 밀려난 수많은 팬들까지. 그날, 고양시는 오아시스 내한공연을 위한 거대한 왕국이었다.

오아시스 내한공연
16년 만의 전설, 안 갔으면 평생 후회할 오아시스 내한공연 후기 (역대급 떼창, 밖탠딩, 세트리스트 총정리) 2

오아시스 내한공연, 그 이상의 축제: 공연장으로 향하는 길

공연의 시작은 무대의 조명이 켜지는 순간이 아니었다. 예매창 앞에서 벌어졌던 ‘피켓팅(피 튀기는 티켓팅)’ 전쟁에서 승리한 그 순간부터, 혹은 16년 전 마지막 공연의 아쉬움을 달래며 재결합 소식을 접한 그날부터 이미 시작되었다. 공연 당일, 대한민국 전역에서 모여든 팬들의 발걸음은 마치 성지 순례와도 같았다.

고양종합운동장역에 내리는 순간부터 풍경은 비현실적이었다. 마치 90년대 맨체스터 거리를 옮겨온 듯한 패션의 향연이 펼쳐졌다. 빛바랜 오아시스 빈티지 티셔츠, 리암 갤러거의 상징과도 같은 스톤 아일랜드 파카와 버킷햇, 노엘의 시그니처였던 아디다스 삼바와 유니언 잭 기타 스트랩을 오마주한 팬들까지. 모두가 각자의 방식으로 오아시스를 향한 존경과 사랑을 드러내고 있었다.

공연장 주변은 거대한 팬덤의 해방구였다. 삼삼오오 모여 오아시스의 노래를 부르는가 하면, 팬들이 자체 제작한 스티커와 포토카드를 나누는 ‘굿즈 나눔’ 문화도 활발했다. 한쪽에서는 통기타 하나에 의지해 ‘Wonderwall’을 부르는 즉석 버스킹이 열렸고, 그 주변으로 수십 명의 사람들이 모여 함께 노래를 따라 불렀다. 이곳에는 세대도, 국적도 없었다. 오직 오아시스의 음악이라는 공통분모만이 존재했다.

장벽 없는 록앤롤: 오아시스 내한공연의 또 다른 무대, ‘밖탠딩’

이번 공연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 중 하나는 단연 ‘밖탠딩(공연장 밖 스탠딩)’ 문화였다. 티켓을 구하지 못한 수많은 팬들이 공연장 담벼락 너머에 돗자리를 펴고 자리를 잡았다. 이들은 아쉬워하거나 좌절하는 대신, 블루투스 스피커를 연결하고 음식을 나누며 그들만의 축제를 즐겼다.

공연장 안에서 함성이 터져 나올 때마다 밖에서도 똑같이 환호성이 터져 나왔고, 희미하게 새어 나오는 사운드에 의지해 노래를 따라 불렀다. 특히 ‘Live Forever’나 ‘Don’t Look Back in Anger’ 같은 명곡이 연주될 때, 담벼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안과 밖의 수만 명이 하나의 목소리로 노래하는 장면은 그 어떤 무대 연출보다도 감동적인 장관을 연출했다. 이는 음악을 향한 순수한 열정은 물리적인 장벽을 뛰어넘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가슴 뭉클한 증거였다.

16년 만의 기적: 무대 위 완전체 오아시스

마침내 약속된 시간, 조명이 꺼지고 무대 스크린에 오아시스의 로고가 떠오르자 5만 5천 개의 함성이 밤하늘을 갈랐다. 그리고 모두가 숨죽여 기다리던 순간, 노엘과 리암 갤러거가 함께 무대에 올랐다. 한때는 세상이 떠나가라 서로를 저주했던 형제가 서로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각자의 자리에 서는 모습. 그 짧은 순간에 16년의 기다림은 눈 녹듯 사라졌다.

“Hello, hello, It’s good to be back!”

리암 갤러거 특유의 자세로 내뱉은 첫 곡 ‘Hello’의 첫 소절은 축제의 포문을 여는 신호탄이었다. 거칠지만 여전히 심장을 파고드는 리암의 목소리와, 묵묵히 완벽한 사운드를 쌓아 올리는 노엘의 기타 리프는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다. ‘Acquiesce’, ‘Morning Glory’, ‘Supersonic’으로 이어지는 히트곡 퍼레이드는 한순간도 쉴 틈을 주지 않고 관객을 몰아붙였다.

한국 팬들의 전매특허인 ‘떼창’은 이날 공연의 또 다른 주인공이었다. 노엘이 보컬을 맡은 곡에서는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리암 파트를 관객이 대신 불렀고, 관객석은 거대한 합창단이 되었다. 노엘은 흐뭇한 미소로, 리암은 특유의 오만한 표정 뒤에 감춰진 만족감으로 팬들의 열정에 화답했다.

화해와 감동의 절정: 5만 5천의 ‘Don’t Look Back in Anger’ 떼창

공연의 대미는 앙코르 무대였다. ‘Wonderwall’, ‘Champagne Supernova’에 이어 모두가 기다려온 그 노래, ‘Don’t Look Back in Anger’의 전주가 울려 퍼졌다. 노엘이 기타를 메고 무대 중앙에 서자, 5만 5천 명의 관객은 물론, 공연장 밖의 ‘밖탠딩’ 팬들까지 하나의 목소리가 되어 노래를 시작했다.

자신의 노래를 완벽하게 소화하는 팬들을 노엘은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한참 동안 바라보았고, 리암은 “끝내준다(biblical)”, “사랑한다(We love you)”며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과거의 분노와 미움은 뒤로하고 현재의 순간을 노래하는 그 모습은 단순한 노래를 넘어 화해와 용서, 그리고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는 거대한 울림이었다.

영원히 기억될 오아시스 내한공연, 우리 모두의 ‘Live Forever’

하늘을 수놓은 불꽃과 함께 2시간이 넘는 꿈같은 시간이 막을 내렸다. 이번 오아시스 내한공연은 단순한 추억 소환을 넘어, 왜 그들의 음악이 여전히 우리를 가슴 뛰게 하는지를 증명한 무대였다. 무대 위에서 모든 것을 쏟아낸 밴드와, 공연장 안과 밖에서 자신의 청춘과 열정을 바쳐 화답한 팬들이 함께 만들어낸 완벽한 밤이었다. 16년의 기다림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 그날 밤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울려 퍼진 함성과 떼창은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 ‘Live Forever’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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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Q (자주 묻는 질문)

Q1: 2025 오아시스 내한공연은 언제, 어디서 열렸나요?
A1: 2025년 10월 21일 화요일,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렸습니다. 2009년 이후 16년 만의 단독 내한 공연이었습니다.

Q2: 이번 오아시스 내한공연의 세트리스트는 어땠나요?
A2: ‘Hello’, ‘Morning Glory’, ‘Supersonic’ 등 초기 명곡부터 ‘Wonderwall’, ‘Don’t Look Back in Anger’, ‘Champagne Supernova’ 등 팬들이 가장 사랑하는 히트곡들로 꽉 채워졌습니다. 앙코르를 포함해 약 2시간 동안 20곡이 넘는 노래를 선보였습니다.

Q3: ‘밖탠딩’이 무엇인가요?
A3: 티켓을 구하지 못한 팬들이 공연장 밖에 모여 돗자리 등을 펴고,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들으며 함께 공연을 즐기는 문화를 말합니다. 이번 오아시스 내한공연에서도 수많은 팬들이 ‘밖탠딩’에 참여하며 장관을 이루었습니다.

Q4: 갤러거 형제의 사이는 정말 좋아 보였나요?
A4: 네, 많은 팬들이 감동할 정도로 좋아 보였습니다. 무대 위에서 함께 등장해 어깨동무를 하고,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 짓는 등 과거의 불화를 잊게 할 만큼 프로페셔널하고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Q5: 오아시스가 다음 앨범이나 추가 공연 계획을 발표했나요?
A5: 아쉽게도 이번 공연에서 공식적인 새 앨범 발매나 추가 투어에 대한 발표는 없었습니다. 현재는 재결합 기념 월드 투어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향후 활동 계획은 추후 공식 발표를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